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 여행 1탄 — 눈 내리는 날, 걸어서 폭포까지
호텔 문을 열자 눈이 내리고 있었다. 전날 밤 늦게 도착한 탓에 제대로 보지 못했던 나이아가라의 첫 낮 풍경이었다. 눈 덮인 건물들, 하얗게 눈이 쌓인 공원, 그 위로 소리 없이 내려앉는 눈.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 여행의 시작과 동시에 걱정이 내리는 눈과 함께 묻혀 사라져갔다. 폭포까지는 걸어서 10분 남짓한 거리.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생각보다 춥지도 않았다. 오히려 설레는 마음이 그 자리를 채웠다. 겨울의 나이아가라가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
걸어서 만난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 풍경
이른 아침 조식을 빠르게 먹고 호텔을 나섰습니다. 밤새 내린 눈이 도로 위를 덮었고, 그 위로 계속해서 내리는 눈을 보고 있자니 뭔가 한국에서 보던 눈과는 왠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눈 내린 도시를 천천히 구경하면서 폭포까지 걸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고층 빌딩과 아파트들이 즐비한 대도시와는 180도 다른, 한적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의 도심이었습니다. 눈 덮인 풍경을 저도 모르게 쳐다보느라 발걸음이 자꾸 멈췄습니다. 그렇게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 여행은 점점 더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가 있는, 털 모자 위에 동그란 털 뭉치가 솔방울처럼 달려있는 모자 아시나요? 캐나다에서는 그런 모자를 ‘투크(tuque)’ 또는 ‘토크(toque)’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앞서 걸어가는 한 커플이 그 모자를 쓰고 걸어가길래 나도 저런 모자를 하나 사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릴 적 그와 비슷한 솔방울 모자를 썼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습니다. 어릴 적엔 그런 모자를 쓰기 싫다고 했던거 같은데.. 지금은 오히려 써보고 싶다니… 나이를 먹으면서 사람이 변하긴 했나봅니다.

보이는 교차로 신호 옆으로 ‘TO THE FALLS & ATTRACTION…’ 이라고 보이실 겁니다.
겨울이 아닌 다른 계절에 오시면 저곳에서 폭포까지 내려가는 트램을 이용하실 수 있다고 하는데, 겨울이라서 그런지 운행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옆으로 돌아서 폭포까지 내려갔는데요, 다른 계절에 오시는 분들은 저곳에서 편안하게 내려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 여행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 게, 돌아가는 길에 주변 풍경들을 훨씬 많이 눈에 담을 수 있거든요.

EMBASSY SUITES Hotel 외벽입니다. 제가 숙박했던 나이아가라 폴스 메리어트 온 더 폴스 호텔에서 폭포까지 걸어가려면 이 호텔 건물을 지나가야 합니다. 이 건물에 스테이크 하우스가 있는 듯한 간판과 TGIF 를 연상케하는 FRIDAYS 간판도 보이는데 스테이크 하우스가 아마 TGIF 인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또, 작게 스타벅스 매장도 있어요.

여기는 폴스뷰 카지노(Fallsview Casino) 건물 1층에서 본 공원입니다. 처음엔 나이아가라 파크 인줄 알았는데 카지노 쪽에서 들어가는 입구를 막아놓은 걸 보면, 이곳은 그냥 카지노 앞의 조그마한 공원인가.. 싶기도 한데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폭포를 따라 구경하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을 나이아가라 파크 웨이라고 해서, 공원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잘 모르겠네요…
아, 폴스뷰 카지노는 제가 묵었던 호텔과 꽤 떨어져 있는 다른 건물입니다. 아마 폭포를 바라보고 있는 건물들 중에 폴스뷰(falls view) 라는 이름을 붙인 건물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카지노 1층을 통해서 폭포 쪽으로 갈 수는 없었기 때문에 다시 위로 올라와 옆으로 돌아 내려갑니다. 가는 길에 나이아가라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스카이론 타워(Skylon tower)도 볼 수가 있어요.
보면서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이라고 불리는 시애틀 타워랑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을 했는데, 설계 당시에 스페이스 니들을 참고했다고 하더라구요.
내려가는 길이 내리막이라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라면 미끄럼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저기만 내려가면 바로 폭포 앞이에요.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열심히 내려와 드디어 폭포를 마주합니다.
왼쪽에 레인보우 브릿지가 보이고, 사진 중앙으로는 아메리칸 폭포와 브라이덜 베일 폭포를 보실 수 있습니다.
나이아가라는 미국령의 아메리칸 폭포(American Falls) 와 브라이덜 베일 폭포(Bridal Veil Falls) 그리고 캐나다령의 홀스슈 폭포(Horseshoe Falls), 이렇게 세 개의 폭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메리칸 폭포는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일직선으로 떨어지는 폭포이고, 브라이덜 베일 폭포는 그 옆의 작은 폭포로 신부의 면사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세 개의 폭포 중 가장 작은 폭포입니다.
홀스슈 폭포는 말발굽 모양을 띠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나이아가라 폭포 전체수량의 90% 이상이 이곳에서 흐르는 가장 크고 웅장한 폭포라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나이아가라를 볼 수가 있지만, 캐나다에서 바라보는 나이아가라가 더 웅장하고, 전체적인 파노라마를 감상하기가 좋은데, 가장 큰 홀스슈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모습이 바로 홀스슈 폭포에요. 떨어진 물이 얼어붙은 건가 싶었는데, 윗부분만 살짝 얼어 눈이 쌓여있고 그 아래로는 물이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습니다.

폭포를 바라보면서 나이아가라 파크웨이를 홀스슈 폭포 쪽으로 걷다 보면 테이블락(TABLE ROCK) 안내 표지석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곳은 역사적인 랜드마크인 테이블 락의 터입니다. 한때 홀스슈 폭포의 절벽 끝부분이었던 이 바위는 수백 년에 걸쳐 조금씩 붕괴되다가, 안전상의 이유로 1935년에 완전히 폭파되었습니다.
— 나이아가라 파크스 커미션

날이 추워서 떨어진 물 주위로 살얼음이 끼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녹아 흘러내리고, 얼어있는 얼음 위에 눈이 쌓이고, 그 아래로 폭포수가 흘러가는 모습은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또 그 주변으로 피어 있는 눈꽃들까지,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풍경이었어요.

진짜 웅장한 홀스슈 폭포와 그 앞의 눈 꽃들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사진을 찾아보게 하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보다 더운 여름날 우비를 입고, 폭포 근처까지 유람선을 타고가는 그런 여행을 떠올리시겠지만, 겨울의 나이아가라도 충분히 그 이상의 감동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에 오시면 이렇게 떨어지는 물줄기 사이에 얼음 조각들을 볼 수가 있고, 추운 날씨긴 하지만 무언가 시원한 느낌을 좀 많이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늘 사진을 보면서 생각하는 것이긴 하지만 사진은 눈이 보는 모든 것들을 담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 입니다.
테이블 락 웰컴 센터 — 매표소와 기념품샵

폭포 바로 앞에 위치한 테이블 락 웰컴 센터(Table Rock Welcome Centre) 인데요, 나이아가라 폭포를 방문하면 자연스럽게 들르게 되는 곳입니다. 1926년에 지어진 건물로, 내부에는 각종 어트랙션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웰컴 센터와 캐나다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기념품샵, 그리고 폭포를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폭포 뒤 터널로 들어가는 어트랙션인 Journey Behind the Falls의 입구도 이곳에 있어요.
홀스슈 폭포 근처까지 가는 유람선 등 일부 어트랙션은 계절의 특성상 운영하지 않기도 했고, 딱히 관심이 가는 어트랙션도 없었기 때문에 저는 따로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아래쪽으로 내려가 폭포를 바라보는 관광객들이 있는 걸 보면 일부 운영 중인 어트랙션이 있긴 한 것 같았어요. 저는 그저 기념품샵을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어트랙션과 관련된 정보는 테이블 락 웰컴 센터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풍국이라는 별명답게 단풍 모양의 인테리어와 그릇, 컵, 병, 옷의 디자인 등 곳곳에서 단풍모양을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캐나다의 명물인 메이플 시럽 역시 단풍잎 병에 담아 파는 섹션도 이렇게 따로 있습니다. 단풍잎 병뿐만 아니라 일반 병에 담긴 제품들도 있으니 한번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는 MFC 제품이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이걸 왜 찍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MFC는 Matty Matheson 이라는 캐나다 유명 쉐프이자 크리에이터가 운영하고 있는 Matheson Food Company 의 약자로 캐나다 로컬 푸드 브랜드라고 합니다. 같이 간 일행이 어릴 때부터 캐나다에 있었던 터라 이 브랜드를 잘 알고 있더라고요.
스카이론 타워 주변 산책과 스타벅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나이아가라 파크웨이를 되돌아 걷다가 스카이론 타워 아래 기념품 매장인 Skylon Tower Shopping Concourse에 잠깐 들렀습니다. 대부분의 기념품이 앞서 본 것들과 비슷해서 금방 나왔어요.
스카이론 타워를 올라가는 사람들도 꽤 있었는데, 저는 그냥 주변 풍경을 즐기는 것에 만족했습니다.

앞으로 보면 이렇게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깨끗한 눈 밭을 볼 수가 있었는데, 눈이 꽤 많이 쌓여있어서 바닥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들어가서 눕거나 걷기는 좀 무섭긴 했습니다.
그리고 사진 속 내리는 눈을 보면 눈발이 꽤 굵은데, 실제로는 솜같이 가볍게 내리던 게 아직도 생각이 나네요.

눈이 어느 정도 쌓여있나 궁금해서 발을 좀 넣어봤는데 생각보다 사진에서는 깊이가 제대로 느껴지지가 않네요. 저 날 신었던 어그 부츠가 복숭아뼈 위까지 올라오는 높이였는데 그 위까지 눈이 쌓여있어 눈이 신발 안으로 다 들어왔던걸 생각하면 아마 정강이 정도거나 그 아래까지는 쌓여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스카이론 타워 옆 내리막길을 다시 올라가서 숙소로 가다 보면 아까 말한 Fallsview Casino 를 또 지나게 되는데, 카지노를 지나고 나면 스타벅스 매장이 하나 있습니다.
친한 지인 들 중에 각 나라의 스타벅스 시티컵을 소장하는 분들이 꽤 있는데요, 무거우니까 다음에 사야지 하다가 사지 못한 시티컵이 꽤 있어서 이번엔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들렀습니다.
캐나다와 온타리오, 그리고 나이아가라 폭포가 적힌 시티 머그와 에스프레소 잔이 있었고, 에스프레소 잔 세 개와 머그 두 개를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낯설지 않은 스타벅스 로고와 그 뒤로 내리는 눈을 보면서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의 풍경을 다시 한번 마음속에 담아봅니다.

한쪽 벽면에는 이렇게 스타벅스의 사이렌을 형상화한 듯한 느낌의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숙소 근처의 그냥 별것 없는 교차로인데 이 사진을 보면 높은 건물이 없어서 그런가, 탁 트이는 느낌이 자꾸 눈길을 끄는 그런 사진입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의 모습은 참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아가라에서 만난 소소한 캐나다 일상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여행을 준비하면서 눈 덮인 폭포 말고는 딱히 기대한 것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눈 덕분에 기대 이상의 풍경들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호텔 뒤쪽 외부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 있는데요, 이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 또 어찌나 예쁘던지 눈이 없는 풍경은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였어요.

해가 저렇게 떠있는데도 조금씩 내리는 눈이 신기하기도 했고, 쌓여있는 눈 위로 발자국을 내보기도 하고, 어떻게 사진을 찍으면 느낌있게, 감성적으로 나올까 구도를 잡아보기도 하고.
사진을 잘 찍는 건 아니지만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의 모습을 담아두고 싶어서 열심히 찍어봤던 것 같습니다.
저 앞에 보이는 건물은 나이아가라 폭포 컨벤션 센터(Niagara Falls Convention Centre) 입니다.

이번 캐나다 여행에서 찍은 사진 중 마음에 드는 사진이 꽤 있는데 그중 하나 입니다. 일본 훗카이도에 있는 철학의 나무나 크리스마스 나무 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런 비슷한 느낌의 모습이어서 좋았습니다. 아마도 캐나다의 여행이, 이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 모습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주차장에서 한참을 웃고, 사진을 찍다가 차를 가지고 달려보기 시작합니다.
아무것도 살 게 없지만 캐나다 브랜드인 룰루레몬이 조금 싸다길래 나이아가라에 있는 아울렛, Outlet Collection at Niagara 로 향합니다. 그나저나 아무도 손대지 않은 눈 덮인 풍경은 정말 언제 봐도 예쁘군요.

아울렛에서는 찍은 사진이 없습니다. 한국이든, 캐나다든 구경하느라 정신을 쏙 빼놓는 건 똑같은 것 같아요. 그나마 남은 사진이라고는 아울렛을 떠나기 전 팀홀튼 매장의 사진 뿐.

캐나다에 왔으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 중 한 곳인 팀홀튼에 왔습니다. 차 안에서 먹을 아이스캡과 팀빗을 샀어요.
팀홀튼은 한국에도 들어왔는데 사실 전 한국에서 딱 한번 가봤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가본 친구들 모두 캐나다보다 가격이 비싸서 잘 안 가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어느 건물 위에 나부끼는 캐나다 국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단풍잎이 들어간 캐나다 국기, 볼수록 참 예쁘네요.
오전에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을 실컷 걷고, 아울렛에서 구경하다가 점심 겸 간식을 먹었는데 배가 너무 고파서 였을까… 사진을 깜빡했어요. 그래도 마지막에 팀빗 사진 하나를 건진 걸로 만족합니다.
이날 오후는 캐나다의 와이너리 두 곳을 방문했는데요, 그곳에서 또 인생 와인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는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 여행 2탄, 와이너리 방문기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나이아가라 와이너리에서 만난 인생 와인 이야기도 기대해주시고, 와이너리에 방생된 고라니는 다음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또 와주실거죠? 기다릴게요.


